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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10:33

'윤석열의 나라'

조회 수 387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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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연 2019.09.10 10:34 글쓴이

    조국 임명, 격돌의 시간 / 장덕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091714011&code=990100

  • 한기연 2019.12.24 11:41 글쓴이

    윤석열은 여포다 / 박래용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2232051005&code=990100

  • 한기연 2019.12.27 13:33 글쓴이

    개와 늑대와 검찰의 시간 / 이재성

    http://hrights.or.kr/bal/?uid=12182&mod=document

  • 한기연 2019.12.30 09:44 글쓴이

    "촛불혁명"이라는 화두 / 백낙청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22503.html?_fr=mt2

  • 한기연 2022.08.21 07:42 글쓴이

    동양대 장경욱 교수 페북에서

     

    궤짝 톱질형
    1.
    님웨일즈의 <아리랑>에는 김산(장지락)이 겪은 잔인한 경험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 중국의 어느 마을에서 사람을 나무 궤짝 속에 넣고 톱질하는 장면이 있다.
    아주 조금 상자를 톱질하고는 차를 마시다가는 또 조금 톱질을 하는 식으로 천천히 궤짝을 썰어 내려간다. 궤짝 속의 사람은 느린 고통에 죽음을 맞는 반면 집행자들은 그만큼의 즐거움을 누린다.
    2.
    2년 전쯤 석방 상태였던 정 교수가 영주에 내려왔었다. 내 노트북의 자료를 함께 들여다보던 짧은 몇 분의 시간, 그때 정 교수는 구속 후유증으로 허리가 아파 바로 서 있지를 못했다. 그는 서지도 앉지도 못한 꾸부정한 자세로 등에 손을 짚은 채 억지로 자료를 읽어 내려갔다.
    3.
    서울에서 따로 만날까 일정이 비는 날 맞춰 연락을 취했을 때 하루 종일 전화를 받지 않는 날이 많았다. 나중에 알고 보면 정 교수가 병원에 있는 날들이었다.
    어느 날 만났을 때 정 교수는 양쪽 손목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타났다. 전날 시간이 없어 링거 주사 두 대를 동시에 맞았다고 했다.
    4.
    나는 뭔가 찔리는 게 있을 때의 정 교수의 표정을 안다. 최성해 총장이나 동양대 교직원의 증언에서 거짓과 엉터리를 쉽게 감지하듯 정 교수의 해명이 앞뒤가 맞는지도 알아챌 수 있다.
    연락하는 동안 정 교수가 표창장에 대해 뭔가를 숨기거나 찔리는 사람이라고 느꼈다면 내 딸까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일도, 내가 그의 억울함을 말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2020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정 교수는 유죄 판결과 함께 1심 법정에서 다시 구속되었다.
    그는 수감 상태에서 2심과 3심을 치르고 또 다른 재판, 남편과 같이 기소된 지금의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왔다. 아직 진행 중이며 1심도 끝나지 않았다.
    5.
    재판 과정 언제부터인가 정 교수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법정에서 쓰러져 실려 가기도, 심한 복통으로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구치소에서 병원에 후송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 과정에서 어느새 정 교수는 휠체어에 앉은 채 법정에 들어와 종일의 재판을 견디고 휠체어에 실려 나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6.
    변호인 측이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2년 전 풍기에서 허리를 잡고 노트북을 보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빨간아재' 방송에서 김칠준 변호사가 당장 수술이 시급하다며 호소했을 때, 2년 전의 그 장면 때문이었을까. 혹시라도 정 교수가 지금 수술받지 못하면 영원히 휠체어에서 일어나지 못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7.
    시한 20일을 꽉 채우고서야 검찰의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던 내 마음도 무너졌다.
    그렇다. 내가 어리석었다. '인도적' '인도주의'라는 말을 가슴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품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애초부터 20일이나 끌어 시한을 꽉 채웠을 리 없었을 것이다.
    8.
    사람을 궤짝 속에 넣어 톱질하던 <아리랑>의 시대를 생각한다. 고문이 횡행하던 5공이나 유신 보다 훨씬 먼 과거의 이 야만적 풍경 속에 정 교수가 들어 있다.
    정 교수의 궤짝은 '법치' 사법 정의,' '적법 절차' 등의 아름다운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성스러운 법궤 속에서 그녀는 사회적으로 육체적으로 오랫동안 서서히 톱질형을 당해왔고, 그리고 스러지고 있다.
    9.
    총칼의 시대를 지나 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법이 예리한 톱으로 사용되어 인간을 썰어대는 일이 벌어질 때 이를 막을 방법을 갖지 못했다.
    정치도, 법도, 언론도, 국가도 인간의 인간에 대한 유린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보고 있다.
    "저기 사람이 있어요" 때로 비명만 들려올 뿐이다. 용산의 불구덩이 옥상을 보며, 팽목항에서 세월호를 보며 국가를 향해 질렀던 그 비명들이다.
    10.
    우리는 전해야 한다.
    법과 원칙, 정의, 법치주의, 공정과 같은 온갖 좋은 단어가 넘쳐났던 시대에 '법'이 야만적이고 비인도적인 고문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지켜보았다고.
    그들이 '종합적' '현 단계' "존중' '위원회' 등 아름다운 용어로 가학성을 포장했지만 이것은 궤짝 톱질하기 고문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우리는 전해야 한다.
    우리는 다만 이 궤짝 톱질형이 비극으로 끝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밖에 달리 할 게 없었다는, 부끄러운 고백도 함께 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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