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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
번역자 김준우
출판일 2013-09-06
가격 12,000원
ISBN 978-89-97339-11-2 03230
  • 한기연 2013.08.19 15:05 글쓴이

    머리말

     

     

     

     

     

     

    오늘날처럼 자기표현의 욕구가 강조되는 때는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자기표현을 이루어내기 어려운 때도 없었다. 오늘날에는 우리 자신을 상투적 표현, 인습, 유행과 표준에 맞추도록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는 침묵하며 언어는 죽었으며 기도는 잊혀진 언어가 되었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진공 속에 쏟아낼 수 없다. 만일에 언어가 인위적인 기호들이라면, 만일에 의미가 단지 꾸며낸 것이라면, 만일에 고문을 당하고 있는 세상의 고통에 대한 되울림이 없다면, 만일에 사람이 혼자라면, 만일에 세상이 진공 속에서 돌아간다면, 모든 표현들이란 도대체 무슨 궁극적인 가치가 있겠는가?

    사람은 잊혀진 것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사람의 욕망, 변덕, 결점을 알고 있지만, 사람의 궁극적 헌신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사람이 하는 일은 이해하지만,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많은 것에 대해 놀라지만, 우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자기표현의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진정한 자기표현이란 궁극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궁극적인 질문을 듣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의 최고 관심에 대한 이해를 상실해버렸다. 왜냐하면 그런 이해는 자기 점검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시는 그분을 사모함으로써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궁극적 질문에 민감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기를 뛰어넘을 능력, 자기가 자기 이상이라는 것을 아는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우리의 최고 관심이 우리 자신이 지닌 관심이 아니라는 것, 우리의 최고 표준은 사사로운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아님을 아는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우리는 자기를 초월할 능력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마음을 뛰어넘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지금 여기에 대한 관심이 너무 많고 또한 소유한 것과 생각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우리의 마음은 세상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곤 우리가 손으로 만든 것, 우리 마음의 산물일 따름이며, 그 너머에 있는 것은 부적절한 공상이라고 간주한다. 우리에게 세상은 도구들과 기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고의 사상들은 단지 상징들일 따름이다. 하느님은 이름일 뿐 실재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행동의 기준은 사리(私利)를 도모하는 것이며, 하느님 역시 우리의 만족을 위해 존재한다.

    이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으시다는 것은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이 있다. 그분이 우리에게 관심이 없으시다는 것이 중대한 관심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실 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하느님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것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궁극적인 길, 예배의 길이다. 왜냐하면 예배는 하느님의 빛 안에서 살아가는 길이며 세상을 보는 길이기 때문이다. 예배를 드리는 일은 존재의 보다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일이며, 하느님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일이다. 예배를 통해 우리는 궁극적인 길이 하나의 상징을 갖는 길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이 되는 길이며, 하느님을 나타내는 길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궁극적인 길은 생각을 거룩하게 하며 시간을 신성하게 하며, 말을 성별하며 행동을 정화하는 길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공부하는 것은 생각을 거룩하게 하는 좋은 본보기이며, 제7일은 시간을 거룩하게 하는 본보기이며, 기도는 말을 성별하는 본보기이며, 계율을 지키는 것은 행동을 정화하는 좋은 본보기이다.

    우리가 기도하는 힘을 상실한 것은 우리가 그분의 실재에 대한 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라곤 상징들을 통해서 할 뿐이다. 우리는 도구들을 위해 살고 있으며 기호들로 생각한다. 우리가 일하는 것은 다른 무엇을 위해서 일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상징들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느님이 최고로 중요한 분이 아니라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종교는 정의하기 어렵다. 종교의 풍부한 의미를 한 문장 속에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히 부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종교는 사적인 이익을 꾀하는 방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만일에 우리의 모든 행동들이 어떻게 나의 개인적 이익을 최대로 충족시킬 것인가 하는 단 한 가지 관심에 의해서만 이끌려진다면, 우리가 섬기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다. 참으로 자기는 그 나름의 적절한 주장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자기를 한결같이 부정하고 행복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무시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모든 사람, 모든 피조물을 위한 사랑임을 기억하는 것,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분의 사랑을 기억하고 또한 서로 사랑하라는 그분의 명령을 기억하는 것, 이것이 그분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삶의 방식이다. 하느님을 예배하는 것은 자기를 망각하는 것이다. 사람이 그분의 상징으로서 행동하는 것은 바로 이런 예배의 순간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 가운데서 기도는 가장 적게 사사로운 이익을 남겨주는 것이며, 가장 이 세상적인 것이 아니며, 가장 실천적인 것이 아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기도는 자기를 정화하는 행동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기도는 존재론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역사의 위대한 순간들 가운데 하나를 지나고 있다. 거짓 신들은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사람들의 가슴은 하느님의 음성에 굶주려 있다. 그러나 그분의 음성은 다른 소리들에 파묻혀 왔다. 그 울림소리를 되찾기 위해 우리는 정직하게 귀담아들으려 해야 하며, 우리가 이해할 준비를 하는 데 편견이 없어야만 한다.

    우리의 삶의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국제적인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다른 사람들은 가난 때문에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 우리는 권력 때문에 피폐해질 위협을 받고 있다. 권력은 타락하며, 우리를 구원하는 것, 재앙을 막는 것, 몸과 영혼 모두를 고상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하느님의 영을 받아들이는 길뿐이다.

    하느님의 영을 받아들이는 것이 기도다. 기도는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통찰의 길이다. 기도는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수 있지만, 우리가 구원받을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든다.

    모든 성스러운 행동들 중에서 첫 번째가 기도이다. 종교는 “사람이 그의 고독함과 더불어 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는 사람이 하느님의 현존과 더불어 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영은 우리가 그 영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을 때는 언제나 현존한다.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우리 시대에 그 얼굴을 감추고 계시지만, 그분이 숨는 것은 우리가 그분을 피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

  • herdkmh 2013.08.20 08:21

    헤셸의 책! 기대합니다~^^

  • 한기연 2013.08.25 22:54 글쓴이

    옮긴이의 말

     

     

     

    이 책은 기도에 관한 유대인들의 오랜 지혜 전통을 보여주는 책으로서, 기도에 관해 20세기에 출판된 책들 가운데 가장 탁월한 책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유대교에 대한 공격과 유대인 숙청작업이 한창이던 시절에 예언자들(Die Prophetie, 1936)을 출판한 저자는 게슈타포에 체포되었다가, 1940년에 겨우 미국으로 피신하여 사람은 혼자가 아니다(Man Is Not Alone, 1951), 안식(The Sabbath, 1951), 사람을 찾는 하느님(God in Search of Man, 1952) 등 중요 저서들을 단숨에 발표했다. 이어서 이 책 하느님을 찾는 사람(Man's Quest for God, 1954)을 발표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홀로코스트를 겪은 이후에, 그 악마의 화염 속에 스러져간 자신의 가족들과 수많은 친지들과 망자들을 기억하면서 통곡하는 심정으로 쓴 땅은 주님의 것(The Earth Is the Lord's, 1949)에 의하면, 동부 유럽의 유대인들은 끼니마다 감자를 먹으면서도 매일 저녁 함께 토라를 공부하던 신실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홀로코스트에서 하느님의 철저한 침묵을 경험하고도 믿음을 잃지 않고 기도했던 저자의 글은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과 위로를 준다.

    지금은 당시의 현실과 얼마나 다른가? 연약한 생명체들부터 차례로 떼죽음 당하는 세상은 “전 지구적인 아우슈비츠”가 되었다.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고통과 외로움 속에 서서히 질식해 가는 세상이다. 권력자들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기초를 파괴하며 평화를 비웃는다. 더군다나 급격한 기후붕괴를 겪고 있는 우리 세대는 점차 엄청난 재앙과 폭력만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 역시 과거 직립원인이나 네안데르탈인처럼 멸종될 것을 예상하게 된 첫 번째 세대다. “몇 시간 후면 모두 죽게 될 닭장 속의 닭들이 곡식 몇 알을 놓고 싸우고 있는 듯한”(틱낫한) 오늘의 현실은 예언자들이나 시편 기자들만이 아니라 저자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던 훨씬 더 절망적이며 묵시적인 현실이다.

    과거에 비해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지만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은 도덕적 비전과 영혼의 힘일 것이다. 더없이 아름다운 행성에 태어나 날이 갈수록 더욱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살아야 하는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오직 하느님의 영을 받아들이는 길뿐이다”라는 저자의 외침처럼, 수십 억 년 동안 우주와 생명을 신비하게 창조하시는 영을 우리의 몸속에 모시고 평화를 누리면 좋겠다. “한 분 하느님”에 대한 신앙으로 만물이 “성스러운 한 몸”임을 깨닫고, 이 시대의 깊은 어둠 속에 작은 촛불을 밝힐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옛날 아우슈비츠에서처럼, “자신의 거룩함을 비워, 악취가 진동하는 포로들의 똥을 닦아주는 쉐키나 하느님”(멜리사 라파엘)을 만나고, 짐승들의 세상과 다를 바 없는 약육강식의 생지옥을 “하느님이 거하시기에 적합한 거룩한 땅”으로 만들기 위해 자기를 비우는 데서 인간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키며, 학살자들 앞에서 담대하게 노래하며 행진하는 데서 신앙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면 좋겠다.

  • 한기연 2013.08.26 00:25 글쓴이

    9월 3일 출간 예정입니다.

  • 한기연 2013.09.01 08:27 글쓴이

    학기가 시작되는 때라서 인쇄소가 분주하여 9월 4일 출고 예정입니다.

  • 한기연 2013.09.03 11:52 글쓴이

    목차

     

     

     

    옮긴이의 말 __ 7

    머리말 __ 9

    서문 / 수잔나 헤셸 __ 15

     

    1. 내면의 세계 __ 57

     

    한숨 · 대답할 능력 · 영적인 생활의 본질 · 사람의 궁극적인 열망 · 카바나의 성격 · 하느님을 초대함 · 영적인 황홀경

     

     

    2. 사람과 말 __ 83

     

    말의 품위 · 말이 말한다 · 세상 속의 외딴 섬 · 인격 전체의 응답 · 기도는 순례다 · 기도는 표현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된다 ·

    “당신께는 침묵이 찬양입니다” · 기도와 공동체

     

    3. 자연스러움이 목표다 __ 119

     

    대표기도 혹은 대리기도 · 영적인 부재 · 교회와 하느님을 분리시 키는 것 · 알라!(혹은 이해하라!) · 누구 앞에 · 너희가 서 있다 ·

    기도의 양극성 · 내향성이 우선한다 · 기도가 희생제사이다 ·

    신앙에 관한 편지 · 영적인 우아함 · 존재론적 필연성 · 기도하기 위해 설교하라 · 알려지지 않은 책 · 카바나의 성격 · 3천 년 동안 의 경험 · 기도의 문제는 기도가 아니다 · 두려워하며 기도하라

    4. 계속하는 것이 길이다 __ 181

     

    목표와 그에 이르는 길 · 하느님의 관점으로부터 · 하느님은 내가 기도드리기를 열망하신다 · 나는 너를 나의 영원한 약혼자로 삼을 것이다 · 전체를 상실하는 것 · 하느님의 뜻에 순종할 것인가, 장난 을 칠 것인가? · 하느님은 사람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가? · 행동 의 도약 · 정기적인 예배는 주목하게 만든다 · 오직 신앙으로만? · 인간 행위의 절대적인 연관성 · 제외된 영역은 없다 · 우리가 다 리를 불태우지 않도록 · “관습들과 예식들”

     

     

    5. 상징주의 __ 215

     

    I. 공간적인 상징들

    예술과 종교 · 형상을 거부한다 · 세상은 상징이 아니다 · 하느님 과 공간 · 사람이 하느님의 상징이다

     

    II. 개념적인 상징들

    상징적인 지식 · 상징주의와 유아론(唯我論) · 상징들은 대체물이 다 · 하느님의 뜻은 완곡어법이 아니다

    III. 상징주의와 우리의 생활방식

    문자적인 의미가 우선한다 · 미츠봇과 예식들 · 자기표현이라는 신화 · 카바나와 상징적인 이해 · 상징적 의미의 지위 · 만남의 순간 · 상징주의와 표현 불가능한 것에 대한 감지 · 철학과 종교 · 상징주의와 직접성 · 상징들을 위한 아우성 소리 · 상징주의라 는 덫 · 새로운 심장인가, 아니면 새로운 상징들인가?

     

     

    6. 이 시각의 의미 __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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