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구소(KICS)

banner1.gif
banner2.gif

인터넷서점
바로가기

알라딘서점 바로가기

예스24 바로가기

 

 

^top^

로그인



mobilew.jpg 

 

[최근 출간서적]

[최근 댓글]

기독교윤리
2012.07.12 11:49

엘리 위젤, <하나님에 대한 재판> 서평

조회 수 6748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샘지 35호 서평

 

엘리 위젤, <<하나님에 대한 재판>>(The Trial of God),

Schocken Books, 1979.

 

김준우

 

위젤.jpg220px-God_on_Trial_FilmPoster.jpg

 

 

1. 피고가 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하나님

 

열다섯 살에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가족 모두를 잃고 홀로 살아남은 엘리 위젤의 희곡 <하나님에 대한 재판>은 흔히 “현대판 욥기”라고 불려진다. 하나님이 선택한 백성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파리 목숨처럼 떼죽음을 당하는 포로수용소 안에서 유대인 학자들 세 사람이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해 며칠 밤 동안 재판을 벌였다. 전통적으로 재판장이었던 하나님을 오히려 인간들의 재판정에 피고로 세운 것이다. 인간들의 증언들을 듣고 증거를 취합하여 판결을 내렸는데, 만장일치였다. 천지를 지으신 전능하신 하나님은, 피조물들과 인류에 대한 범죄들에 대해 유죄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물론 판결을 내린 후에 탈무드 학자는 저녁기도 시간을 알렸고 그 재판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저녁예배를 드렸다. 소년 엘리 위젤은 이 재판을 지켜보았고 오랜 시행착오 끝에 희곡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희곡은 유대인들의 부림절 축제를 위한 연극이다. 3막으로 이루어져 있는 극중극이며 그 무대는 1649년 2월25일, 우크라이나 지방의 샴고로드라는 마을의 여관이 중심이다. 부림절 축제는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최초의 이야기, 즉 구약 에스더서에 나오는 것처럼 하만 장군의 유대인 대학살 계획에 맞서서 에스더의 충성으로 인해 오히려 유대인들이 그 적들을 대량학살한 사건을 축하하는 절기로서 모두가 마음껏 취할 수 있는 절기다.

그러나 이 연극에서는 오히려 이 마을에서 1년 전에 유대인들에 대한 대량학살이 실제로 벌어져서, 모든 유대인들이 학살당하고, 여관 주인 베리쉬와 딸 한나만 살아남았다. 한나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처녀였지만, 윤간을 당해 거의 실어증에 걸린 상태다. 마침 부림절 저녁에 떠돌이 가수 세 사람이 그 여관에 도착해서 음식을 얻기 위해 공연을 하겠다고 청하는데, 여관 주인은 하나님에 대한 재판을 연극으로 공연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락한다.

1막에서는 가수들의 등장과 하나님에 대한 재판을 하기로 결정한다. 2막에서는 그 마을에서 유대인 학살 당시에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가 밝혀진 후, 아무도 하나님의 변호사를 맡지 않으려 하는 과정을 다룬다. 3막에서는 실제 재판이 진행된다. 재판의 피고는 하나님이지만 등장하지 않는다. 검사는 여관 주인 베리쉬가 맡고, 하나님에 대한 변호사는 지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샘이 맡고, 재판장은 떠돌이 가수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현명한 멘델이 맡아 진행된다.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의 사제도 등장한다.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떼죽음까지 당하는 반면에 악한 자들은 번성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나님은 선하시며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인간의 모든 고통이 죄의 결과라는 신명기 신학의 절대적 확신에 도전하는 이 신정론의 문제는 욥기에서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창조주의 위엄으로 해소되어버리지만 또 다시 상벌 논리로 매듭지어졌다. 그러나 엘리 위젤의 이 작품에서는 하나님이 이처럼 대량학살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신학적인 고발과 판결로 매듭지어진다. 연극으로 만든 이 작품은 그 주제 자체가 매우 준엄하며 날카롭다. 그 여관의 하녀 마리아는 나이 서른이 채 안된 아름답지만 강인하고 직설적이며 위트가 있다. 또한 떠돌이 가수들 중에는 익살이 몸에 밴 가수들이 있어서 독자들을 더욱 마음 아프게 만든다.

 

 

2. “살인자들과 어릿광대들이 사는 세상”의 비극

 

1막이 시작되면, 동부 유럽의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여관주인 베리쉬는 딸 한나를 돌보는 일에 몰두한다. 그는 더 이상 기도하지 않는다. 여관의 하녀 마리아의 표현처럼 “하나님은 심지어 듣지조차 않으시기” 때문이다. 베리쉬는 자기의 여관에 “하나님을 출입금지시킨” 상태다. 그는 구원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도착한 것은 구원자가 아니라 살인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교회 사제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의 피에 목말라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베리쉬는 그 마을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언급하는 것은 모독이다. 대신에 하나님의 잔인함을 말하라”고 외친다. “나는 왜 하나님이 살인자들에게는 힘을 주시며 희생자들에게는 눈물과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수치심만을 주시는지 이해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대지의 수액이 자신을 살찌우고 세상의 피가 자신의 혈관 속에 흐르던 시절”에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어깨를 어루만져주시며 하나님이 존재하심을 믿고” 종교절기들을 지킬 수 있었으며 하나님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지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정신이상이 된 딸 한나의 표현처럼, “밤이 비명을 지르며 그 비명들이 별이 되었다.” 세상 전체가 나룰 겁나게 만들며, 원수들을 돕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 살인자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살인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피고로 하여 재판을 열기로 결정하고 1막이 끝난다.   

2막에서 극중극이 시작된다. 재판장은 그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에 대해 검사 역을 맡은 베리쉬와 여관의 하녀 마리아, 베리쉬의 딸 한나의 증언을 듣는다. 유대인 대학살이 벌어질 당시는 한나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준비하던 때였다. 한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만 해도 사람들은 “환희와 감사의 눈물”을 흘렸으며, “그녀의 친구와 보호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혼식 손님들이 백 명이 넘게 참석했다. “모두가 행복했으며 살아서 자신의 행복을 목도하는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바로 그 순간, 그들 살인자들이 들이닥쳤고, 베리쉬의 두 아들을 비롯해서 모든 손님들을 죽였고, 한나를 성폭행했다. 그 살인자들은 베리쉬로 하여금 그 딸이 윤간당하는 것을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마리아도, 사제도 지켜보아야 했다. 사제는 큰 십자가를 들고 “하늘의 사랑”을 외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예수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 했다.” 재판장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이제 알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베리쉬는 “당신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은 모릅니다. 절대로 모를 겁니다”라고 외친다. 재판장은 하나님의 변호사를 찾지만, “아무도 전능하신 하나님을 변호하려 하지 않는다.” “아무도 하나님의 방식을 정당화하지 않는가?” “아무도 하님의 영광을 노래하지 않는가?”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 선생이 한 사람도 없으며, 그분을 고발하는 사람들에 맞서서 그분을 변호할 만큼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가? 온 천하에 전능하신 하나님을 변호할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인가?” 그 때 낯선 사람이 등장하며 자신이 하나님에 대한 변호를 맡겠다고 말하며 웃는다. 마리아는 그를 보며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고 비명을 참는다.”

3막에서는 마리아는 그 변호사 역을 맡겠다는 낯선 사람 샘을 알아보며 “그는 사탄이다”라고 외친다. “그는 심장이 없고, 영혼도 없고, 감정도 없는 사탄”이라고 외친다. 그는 인간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베리쉬 역시 샘을 알아보고 그가 마리아를 파멸시켰다고 말한다. 그러나 변호사 샘은 자신이 “감정을 싫어하며, 사실과 냉정한 논리를 좋아한다”고 말하며 재판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이어서 검사와 변호사 사이의 날선 공방이 이어진다. 첫째로 검사는 “인간의 정의”를 말하지만, 변호사는 “하나님의 정의”를 내세운다. 변호사가 “나의 의뢰인은 폭력을 혐오합니다. 나의 의뢰인은 평화를 믿습니다”라고 말하자, 검사는 “하하하, 그는 평화를 설교하지만 폭력을 낳는다”고 고발한다. 검사 베리쉬는 마침내 “나는 유대인으로서 그분을 적개심, 잔인함, 무관심의 죄목으로 고발합니다. 그분은 당신이 선택한 백성을 싫어하시든가 아니면 그 백성들에 대해 관심이 없으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알고 계시든가, 아니면 알기를 원하지 않으시든가, 어느 경우든 그분은 유죄입니다.”라고 외치며 분노를 삭인다.

변호사는 “증거를 대라”고 다그친다. 검사는 “우리가 증거”이며, “죽어서 사라진 모든 사람들이 증거”이며, 그 마을의 “유대인 공부방들 세 곳이 파괴되고 회당이 불타버린 것”이 사실적 증거라고 대답한다. 유대인들이 백 가구 이상 살았지만 모두 죽고 자신과 딸만 “기쁨과 희망을 박탈당한” 채 살아남은 것이 증거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변호사의 논리는 빈틈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학살당했는데, 도대체 왜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연루시키는가?” 검사는 “자녀들이 학살당하는데 아버지가 개입하지 않은 채 조용히 방관할 수 있는가?”라는 주장이지만, 변호사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인간들이 서로 죽일 때, 하나님을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당신(검사)은 그분을 살인자들 속에서 보지만, 나는 그분을 희생자들 속에서 본다.” 변호사의 주장처럼 하나님이 희생자들 속에 계신다면, 하나님은 전능한 분이 아니라 힘없는 분이라는 뜻이지만, 검사는 하나님이 희생자들 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변호사는 물러서지 않는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아는가? 누가 그런 말을 했는가?” 살인자들이 희생자들에게 그렇게 말했으며, 살인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살인했다는 것이 검사의 주장이지만, 변호사는 검사가 살인자들의 말을 당연시하는 반면에 희생자들의 증언을 제시하지 못하며, 살인자들의 말은 증언으로서 효력이 부족하다는 논리다. 또한 죽은 사람들은 이제 “하나님 안에서 쉬면서 그분을 사랑하는 거대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변호사의 논리다. “왜 살인이 벌어지는가? 왜 악이 존재하는가? 만일 하나님이 대답하지 않기로 선택하신다면, 그분 나름의 이유들이 반드시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의지는 우리들의 의지에 달려 있지 않다. 또한 그분의 이유들도 마찬가지다.”

재판장이 묻는다. “우리에게 남은 할 일이 무엇인가?”

변호사의 대답은 “견디라. 받아들여라. 그리고 아멘을 말하라”이다.

“당신들은 죽은 자들에게 사로잡혀 있지만, 나는 살아있는 사람들만 생각한다”는 것이 변호사의 대답이다.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후에 조상들이 “모두가 우리의 죄 때문”이라고 선언한 것처럼, 지금도 “유대인들은 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러나 사제는 또 다른 학살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알리며 가능한 한 멀리 도망치라고 말한다. 검사는 “종말이 다가오기 때문에 그분은 어느 때보다도 더욱 죄가 많다고 외칠 것이다”고 말하지만, 변호사는 끝까지 “하나님은 정의로우시며, 그분의 길은 공정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과제는 그분께 영광을 돌리며, 그분을 찬미하며, 그분을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들 자신들의 모습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하나님 자신만큼 무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영원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심을 보인 변호사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게 되며 재판장으로부터 거룩한 의인(짜딕)으로 칭송되지만, 그 순간에 무대의 모든 촛불이 꺼지고 단 한 개만 남아 흔들리며,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변호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무대 위의 각 사람에게 다가가 마침내 재판장 앞에서 중얼거린다. “당신이 나를 의인이라 했겠다? 당신은 어쩌면 그토록 눈이 멀 수가 있는가? 어쩌면 그토록 멍청할 수가 있는가? 당신이 (내가 누구인줄) 알기만 했더라면, 알기만 했더라면...”이라고 중얼대는 순간, 마치 사탄이 신호를 보내듯 마지막 촛불마저 꺼지고 문이 열리면서 고막을 찢을 만큼 요란하게 살인자들이 들이닥치는 것으로 막이 내려온다.  

 

 

3. 하나님, 그리고 악의 현실

 

이 책의 후기를 쓴 매튜 폭스의 지적처럼 이 연극은 죄악에 관한 연극이다. 사람들의 죄악으로 인해 한나처럼 아름다움이 철저히 파괴된 현실, 기도를 잃어버릴 만큼 파괴된 영혼의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경이감을 상실할 때, 생명의 선물들에 대한 감사를 망각할 때, 죄악이 시작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재판을 받은 하나님은 인간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하나님, 즉 폭력과 증오의 하나님”이다. 

오늘날의 전 지구적인 홀로코스트 체제처럼 하나님의 현존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하기 쉬운 현실은 하나님이 오랫동안 부정신학(negative theology)이 강조했던 것처럼 우리의 이해력을 뛰어넘는 분이라는 점을 되새기도록 만든다. 생각과 분별력을 키우지 못하는 단순한 믿음 중심과 교리 중심의 신앙은 극중의 변호사처럼 냉혹한 악마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아닐까?

 

 

4. 신생대의 파국적 종말과 파시즘에 취약한 기독교

 

리처드 리키와 로저 르윈의 ������제6의 멸종������에 따르면,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생명체들의 대번성이 시작된 이후 5억7천만 년 동안의 화석 기록을 통해 나타난 정상적인 멸종 속도는 평균 4년마다 1종씩 멸종하는 것이었지만, 현재 인류라는 한 종자에 의해 자행되는 여섯 번째 멸종은 1년에 3만 종씩 멸종하는 것으로서 지구 생명의 역사에 나타난 평균 멸종 속도의 12만 배에 달하는 속도라고 한다. 한편 에드워드 윌슨은 ������생명의 편지������에서, 인류가 “현재 생명체의 종자들을 매년 만 종 정도씩 멸종시키고 있으며 그 멸종율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처럼 약한 생명체들을 대량학살하고 있는 세계는 “전 지구적인 홀로코스트 체제”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오늘날 과학자들이 거의 합의하고 있는 것처럼, 5천5백만 년 전에 지구 평균기온이 수천 년에 걸쳐서 섭씨 5-9도 상승해서 대멸종이 일어났는데, 지금은 불과 2백여 년 동안에 섭씨 6-12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신생대의 파국적인 종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조만간 인류 문명의 파국적인 붕괴만이 아니라 대다수 인류의 생존 자체가 문제가 되는 절망적인 위기 상황에서 기독교는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위기 상황에서 종종 드러나는 기독교의 역기능들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무엇인가?

독일교회 목회자들의 상당수가 그 종교개혁 전통과 유구한 철학 전통에도 불구하고 히틀러의 등장을 환영하고 나치에 협조했다는 사실은 이처럼 보수적인 신앙을 특징으로 하며 교권주의자들이 지배하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매우 어둡게 만든다. 소수파에 불과한 자유주의 신학의 미래에 대해서도 결코 낙관할 수 없다.

특히 경제적인 불황이 심할수록 무속인들과 교회들은 호황을 누린다는 비아냥이 나올 뿐만 아니라 신흥종교 집단들이 발흥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매우 불안할 뿐만 아니라 비합리적이며 미신적인 사회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들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또한 기성종교들 역시 이런 사회적 불안과 비합리성에 대해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창조과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교과서에서 시조새에 관한 진화론적 설명을 삭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기독당들은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 건설, 4대강 사업 문제만이 아니라, 전교조, 학생인권조례 문제에서도 철저하게 기득권 수호에 여념이 없는 수구반동 세력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기독당이 참패한 이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계획으로 조직된 것으로 보이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최근에 “학내 종교인권 실태 및 대책”에 관한 용역 발주에 반대했다.

우려되는 점은 이런 움직임들이 자신들이 성서를 가장 정확하게 믿고 있으며 하나님의 진리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짓들이라는 점이다. 어느 시대나 이처럼 확신과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일수록 하나님의 이름으로 양심의 가책도 없이 가장 끔찍한 일들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가적자만이 아니라 지구적자에 의해 세계경제가 소용돌이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수록, 세상은 더욱 폭력적으로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즉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변두리로 밀려나 매우 불안정한 삶을 살게 되며 결국에는 자신들의 불안정을 사회적 저항으로 표출하게 되는데, 이처럼 사회와 정치가 불안정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치적 지도력이 합리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수록 대다수 시민들은 막강한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사회질서를 확립하기를 원하게 되며, 이런 위기를 십분 활용하는 지배층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확대하기 위해 더욱 우경화하며, 여론장악과 국가폭력을 통해 가장 약한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바치는 파시즘체제로 넘어가기 쉬운데, 기독교 우파들이 파시즘체제를 정당화하는 데 앞장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개신교가 파시즘에 매우 취약한 이유는 첫째로, 성경과 교리를 절대불변의 하나님의 진리로 믿고 교회 전통을 절대 불가침의 권위로 숭배하는 태도, 둘째로 성경과 교리에 대한 비판적인 이성을 불신하며 경멸하는 반지성주의적 태도, 셋째로 우리의 본향은 하늘에 있다는 믿음에 근거해서 구원을 저 세상적이며 개인주의적이며 내면적이며 심리적인 차원에 국한시키는 한편 지배체제에 대해서는 순응하고 체념하는 수동적인 태도, 넷째로 자신들의 신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용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으로 간주하여 타자들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배타주의적 태도, 다섯째로, 세상은 선과 악 사이의 영원한 전쟁터로서 메시아적인 지도자가 등장해서 폭력을 통해 원수들을 멸망시킬 것인데, 자신들은 악의 세력을 근절시키려는 하나님의 계획을 실행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는 확신에 근거해서 적개심과 폭력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회가 유대인들을 향해 “너희 유대인들은 우리들 가운데 살 권리가 없다”고 말하자, 뒤따라서 세속 정부들은 “너희들은 우리들 가운데 살 권리가 없다”고 말했으며, 마침내 나치는 “너희들은 살 권리가 없다”고 말하면서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던 역사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는 말이다. 동성애자건 장애인이건 간에, 온 천하보다 귀한 생명의 신성함과 존엄성을 인정하지 않는 기독교인들, 또한 타종교인들보다 자신이 더욱 우월하다고 믿는 기독교인들은 나치와 다를 것이 없으며 잠재적인 파시스트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 ?
    한기연 2019.08.06 13:53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 보도연맹원 약 7000명 학살

     

    https://youtu.be/d-_Mdg_sf8o?t=8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환경소식 점차 산소가 부족해져 숨 쉬기 어렵게 된다/ 화석연료산업 제어방법 7 한기연 2019.08.28 58
공지 역사적 예수 예수의 파격적인 가르침들은 어떤 경험들에서 생겨났을까? 1 한기연 2019.08.01 110
공지 조직신학 예수초청장/참새예수 - 홍정수 박사의 조직신학교실 (동영상) 5 한기연 2019.07.15 88
공지 조직신학 홍정수 박사 신학특강(동영상) 1 한기연 2019.06.06 96
공지 조직신학 절룩거리는 그리스도 / 카릴 하우스랜더 2 한기연 2019.05.18 100
공지 가정사회소식 양육강식하는 식인사회의 킬링필드 /김훈 8 한기연 2019.05.11 52
공지 기독교윤리 우리 인류의 '마지막 싸움' / 신영전 24 한기연 2019.01.14 136
공지 가정사회소식 남성, 여성 아닌 제3의 성(간성) 3 한기연 2019.01.11 251
공지 교회사 웨슬리 [표준설교 정신] 이어 받은 기도문들 52개 pdf파일 file 한기연 2018.11.22 388
공지 조직신학 아우슈비츠에서의 하느님의 여성적 얼굴 1 file 한기연 2018.08.18 1246
공지 기독교윤리 빨간 지구 - 온실가스 시한폭탄에 이미 불이 붙었다 35 file 한기연 2018.08.17 242
공지 기독교윤리 벌레들의 나라, 약자들에 대한 혐오와 기독교 파시즘의 망령 36 updatefile 한기연 2018.06.30 349
공지 가정사회소식 미투의 혁명, 혁명의 미투. 남성의 탄생 8 한기연 2018.04.19 234
공지 기독교윤리 <기후재앙에 대한 마지막 경고>(2010) pdf파일 9 file 한기연 2017.12.04 10386
공지 기독교윤리 <기후붕괴의 현실과 전망 그리고 대책> (2012) pdf 파일 file 한기연 2017.11.23 10576
공지 기독교윤리 <생태계의 위기와 기독교의 대응>(2000) pdf 파일 file 한기연 2017.11.10 11604
공지 기독교윤리 기후변화와 생태신학의 과제 (2017) 30 file 한기연 2017.11.04 12109
공지 가정사회소식 노령화: 남은 시간 7-8년뿐, 그 뒤엔 어떤 정책도 소용없다/ 장덕진 10 file 한기연 2016.04.26 19183
공지 역사적 예수 기후변화와 대멸종 시대의 예수의 복음 5 file 한기연 2015.11.12 18974
공지 기독교윤리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신학적 의미와 사목 과제 15 file 한기연 2015.10.06 21189
공지 역사적 예수 홍정수 박사가 말하는 예수 르네상스 (강의 동영상) 한기연 2015.04.01 25593
공지 기독교윤리 세월호참사 - 앉아서 기다리면 또 다시 떼죽음뿐 133 file 한기연 2014.04.18 37938
공지 기독교윤리 기후붕괴의 현실과 생태대를 향한 출애굽 - 녹색의 세계관과 생태주의 인문학 아카데미 29 file 한기연 2013.11.12 33968
공지 기독교윤리 기후붕괴 시대의 교회의 역할 17 file 한기연 2013.08.24 34485
공지 역사적 예수 역사적 예수와 예수 살기 / 하늘이 낸 참사람들 11 file 한기연 2013.03.13 34367
» 기독교윤리 엘리 위젤, <하나님에 대한 재판> 서평 1 file 한기연 2012.07.12 6748
공지 기독교윤리 크리스천 파시스트들과 한국 교회의 평화운동 자료 33 한기연 2012.04.24 57335
공지 조직신학 하나님이 계시냐고요 / 담임선생님 예수 / 홍정수 4 한기연 2012.04.11 89407
공지 기독교윤리 기후붕괴와 대멸종 시대에도 하나님은 전능하며 예수는 구세주이며 교회는 거룩한가 / 김준우 31 file 한기연 2011.12.12 97622
공지 역사적 예수 동정녀 탄생을 믿는다는 것 / 김준우 12 file 한기연 2011.10.23 62235
공지 조직신학 나의 종교경험 -> 나의 복음 -> 나의 신학을 일관성 있게 한 마디로 정리하기 4 한기연 2011.08.21 124941
공지 실천신학 대안교회의 가능성 / 한성수 1 file 한기연 2011.08.02 128837
공지 기독교윤리 핵위험 사회 치닫는 대한민국 1 73 한기연 2011.03.28 174286
공지 조직신학 감리교 종교재판의 전말/ 동작동 기독교와 망월동 기독교 6 file 한기연 2010.11.22 141923
공지 역사적 예수 역사적 예수 담론의 종교문화사적 의미 / 김준우 4 file 한기연 2010.11.14 145024
공지 역사적 예수 신학생들에게 당부하는 말씀 7 한기연 2010.10.28 129295
공지 기독교윤리 2015년까지 모든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라! 14 file 한기연 2010.10.02 165923
공지 조직신학 예수, 그는 우리에게 대속자인가 선생인가 / 홍정수 2 한기연 2010.04.12 155414
공지 조직신학 생명과 평화를 여는 2010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 1 한기연 2010.03.29 144949
공지 PBS Frontline: From Jesus to Christ _ The First Christians (1) 1 한기연 2010.03.27 150420
공지 역사적 예수 김기석의 종횡서해 <첫번째 바울의 복음> 한기연 2010.03.18 6847
공지 역사적 예수 사영리와 사생리 / 나는 왜 역사적 예수에 관심하는가? / 그분을 찾습니다 / 한인철 5 한기연 2010.02.24 153692
공지 역사적 예수 예수목회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홍정수 13 file 한기연 2010.02.19 168022
공지 기독교윤리 두달만에 - 북극 지역 빙하의 크기 변화 2009/9 22 한기연 2009.09.19 182323
공지 가정사회소식 소득 5분위 배율 비교 25 file 한기연 2009.09.13 182879
공지 역사적 예수 역사적 예수 연구 서적들 읽는 순서 추천 4 file 한기연 2008.12.03 179172
공지 기독교윤리 세계/교회/신학의 물적 토대 - 신학의 출발점 9 file 한기연 2008.09.01 180420
공지 북극해의 해빙 속도와 기후변화, 한반도 가뭄과 사막화 위기 19 file 한기연 2008.05.14 201502
공지 역사적 예수 교회개혁을 위한 25개 신학논제 - 김준우 5 한기연 2007.10.20 182183
공지 실천신학 목사 개(dog)론 / 축도유감 / 그 안타깝고 아쉬운 오르가즘의 하느님 / 한성수 3 한기연 2004.08.30 146549
공지 실천신학 생명의 양식으로서의 성만찬/ 혼인주례자 상담체크 리스트 1 file 한기연 2003.09.30 29471
1049 기독교윤리 전쟁산업을 대변하는 미국정부 / 원익선 한기연 2019.11.23 4
1048 기독교윤리 과학자들 1만 천 명 기후비상사태 선포/ 생태문명전환 프로젝트 4 한기연 2019.11.06 19
1047 기독교연구소 신학을 비롯한 인문학 석사, 박사 과정의 요점 한기연 2019.09.23 232
1046 기독교윤리 21세기판 '전환시대의 논리' /이권우 한기연 2019.07.02 38
1045 환경소식 한국 환경정책의 모순 / 피게레스 한기연 2019.06.14 13
1044 환경소식 4대강 삽질, 그 후 십 년 한기연 2019.06.07 17
1043 한강 하류에 끈 벌레 이어 기형 물고기들 한기연 2019.04.16 97
1042 교회사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1963) 한기연 2019.01.01 83
1041 교회사 회칙 "어머니요 스승(Mater et Magistra)" (1961) 한기연 2019.01.01 157
1040 교회사 회칙 "노동 헌장(Rerum novarum)" (1891) 한기연 2019.01.01 70
1039 교회사 회칙 "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 (1967) 한기연 2019.01.01 6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 Next
/ 53